진 『미러 미러 프롬프트』2023는 사람의 몸과 AI의 연산을 대면하고 감각하며 드는 질문들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반영한 과정의 기록이다. 프롬프트를 중심에 두고 무엇보다 두 가지를 비춰보고자 했다. 사람의 몸 테두리가 자아에 한정되지 않고 여럿의 이야기가 섞이고 중첩되는 것을 감각하는 방식이 하나이고, 해설자의 역할로 사용되는 로봇이 즉각 연산을 통해 제시하는 합성 미디어를 감각하는 방식이 또 다른 하나이다.
팀 진자는 이 작업에서 ‘4인칭 나’를 주된 구조로 삼는다. 자아가 몸 테두리를 인식한다고 하면, 4인칭 나는 이 가정에 대한 인지를 바탕으로 운동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. 그렇다면 우리의 몸이 여전히 기억을 외재화할 수 없었던 시대의 감각을 되살려, 드러나지 않은 것을 표현해 볼 수도 있을까? 이에 더해 몸이 다른 사물 혹은 다른 몸들과 더불어 작동하는 연계 장치라고 본다면, 언어를 온갖 매개에 저장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재연결해 볼 수도 있을까? 그런 몸에 대한 언어를 통해 불확정적인 세계로 침투해 볼 수 있을까? 작업을 마쳤지만 이 질문들이 아직 남아있다.